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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sie Ware – Tough Love (2014)

Jessie Ware_Tough Love

데뷔 이후 한동안 제시 웨어(Jessie Ware)의 이미지는 고급스러운 알앤비 창법과 몽환적인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로 정리되곤 했다. 디스클로저(Disclosure)와 섭트랙트(SBTRKT)의 일렉트로닉 음악에 목소리를 실은 것도 그렇고, 2012년 데뷔 앨범 [Devotion]의 성향도 그렇고, 여러 모로 제시의 목소리는 컴퓨터 사운드와 공생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제시의 이미지메이킹에 큰 역할을 한 첫 앨범은 프로듀서 데이브 오크무(Dave Okumu)의 기호가 작용한 결과였다. 만약 데이브가 제시의 음악을 덜 주물렀다면 어땠을까? 이에 대한 답이 제시의 두 번째 앨범 [Tough Love]에 그대로 나와 있다.

이 앨범에서 데이브의 역할은 소수의 곡에 한정되어 있다. 그 대신 벤젤(BenZel)이 첫 싱글 “Tough Love”를 감독하고,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Ed Sheeran)이 “Say You Love Me”에서, 미구엘(Miguel)이 “You & I (Forever)”에서 작곡자로 참여하는 등 여러 음악인이 제시의 작업에 참여했다. 묘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보다 꾸밈 없는 알앤비, 소울의 비중이 높아졌다. 그 결과 [Devotion]에서 다양한 사운드 효과에 엮여 있던 제시의 목소리가 선명해진 것은 물론 보컬리스트의 이미지가 한층 더 뚜렷해졌다. 음악의 중심이 분위기에서 보컬 사운드로 이동하면서 제시의 존재감도 커졌다. 그런 면에서 이번 두 번째 앨범은 제시의 또 다른 처녀작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음악적인 차이와는 별개로, 사랑의 아픔과 환희를 너무나 잘 아는 듯한 제시의 목소리는 여전히 관능적인 아우라를 발한다.

Jessie J – Sweet Talker (2014)

제시 제이(Jessie J)가 삭발을 하고 새 앨범을 낸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또 새 앨범이 나왔다. 지난 앨범 [Alive](2013)의 미국반을 새로 만들려다가 아예 새 앨범을 만들었다니 뭐 그런가 보다, 싶기도 하지만 [Alive]가 1년 만에 묻힌 거라고 생각하면 분명 아쉬운 구석이 있다. 무엇보다 최근 작업 트렌드에서 1년이라는 시간은 새로운 음악을 고민하고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신보에 대한 기대치는 그만큼 커지기 힘들다.

제시 제이의 세 번째 앨범은 [Alive]의 연장선, 다시 말해 데뷔 앨범 [Who You Are](2011)의 연장선에 있다. 여러 모로 그렇다. 이미 영국의 대표 가수로 자리한 주인공의 가창력과 창법은 물론, 팝의 기조 위에 알앤비와 소울과 힙합을 섞는 스타일도 그대로다.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 니키 미나즈(Nicki Minaj)가 함께한 히트 싱글 “Bang Bang”부터 유명 DJ 디플로(Diplo)가 감독한 “Sweet Talker”나 린지 스털링(Lindsey Stirling)의 바이올린 연주가 들어간 “Loud”까지, 대부분의 노래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둔 히트 공식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앨범 발매 직후 대중의 반응은 꽤 쏠쏠했다.

그러나 외부 작곡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음악적 기시감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이 앨범은 또 다른 숙제를 낳는다. 제시에게 바랄 수 있는 음악은 이게 전부일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그를 향한, ‘노래 잘하는 가수’ 이상의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그나마 데뷔 앨범이 나온 지 아직 3년 밖에 안 됐다는 사실이 작은 위안거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