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Team Spirit

2014년 M.E 필자 선정 FOREIGN POP ALBUMS BEST 20 (PART 2) (10위~1위)

1. Jack White – Lazaretto
A1P4mqP3h9L._SL1500_화이트 스트라입스로 시작해 래콘터스와 데드 웨더를 거쳐 솔로로 이어지는 잭 화이트의 커리어 속 모든 음반을 들을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 아마도 그가 블루스와 아메리카나로 상징되는 미국 대중음악의 핵심을 현대의 청춘들에게도 와닿게 만들어준다는 점에 기인한다. 특히 이번 앨범은 그가 여태껏 보여준 음악들의 모든 장점이 한 장 안에 완벽하게 집약되어 있다. 버리지 못하는 제플린 사운드의 애정도 엿보이는 첫 트랙 ‘Three Women’부터 뭉클하게 폭발하는 블루스 연주곡 ‘High Ball Stepper’, 타이틀곡이 될 만한 자격을 갖춘 베스트 트랙 ‘Lazaretto’까지 더욱 고전적이 되어가지만 더욱 견고해져가는 그의 음악을 느낄 수 있는 음반이다. (김성환)

2. Paolo Nutin – Caustic Love
paolo-nutini-caustic-love-album-art이 앨범은 두 장의 앨범을 통해 3백만 장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영국 최고 인기 가수로 자리매김했던 파올로 누티니가 5년 만에 발표한 3집이다. 앞선 두 장의 앨범에서 복고 향취의 R&B/소울을 선보였던 누티니는 이 앨범에서 이전의 성향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거기에 풍성함과 묵직함을 더해 훨씬 더 성숙한 음악을 완성시켰다. 펑크(funk) 그루브를 중심으로 때로는 6, 70년대의 매끄러운 모타운 소울을, 때로는 거친 록의 감성을 담아낸 [Caustic Love]는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힘 있는 앨범이자 자신감 넘치는 작품이다. (이규탁)

3. Royal Blood – Royal Blood
RB_PreOrderPack록 밴드가 트리오만 되어도 눈에 확 띄기 십상인데, 이 팀은 듀오다. 딱 두 명이다. 그렇다고 사운드에 여백을 허락하거나 난해한 음악을 하는 것도 아니다. 드럼과 베이스, 그리고 목소리만으로 그 어떤 트리오나 쿼텟보다 더 강력하고 화려한 음악을 선보인다. 퀸스 오브 더 스톤 에이지(Queens of the Stone Age)부터 레드 제플린(Led Zeppelin)까지, 비교 대상이 되는 그룹부터 어마어마하다. 밴드의 두 축인 마이크 커(Mike Kerr)와 벤 대처(Ben Thatcher)는 그저 즐기기 위해 음악을 했다고 역설하지만, 이들의 데뷔앨범을 듣고 그 순수한 목적을 믿어줄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로열 블러드는 2014년에 나온 신인 밴드 가운데 가장 눈에 띌 뿐 아니라 2014년에 나온 하드록 앨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결과물을 냈다. 앞으로 세계 록 음악씬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올해의 발견이다. (김두완)

4. Beck – Morning Phase
Beck-Morning-Phase[Morning Phase]는 결코 듣는이를 압도하려 하지 않는다. [Sea Change]처럼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긴장도 없다.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만들어낸 앨범답게 [Morning Phase]는 [Sea Change]를 이어가면서도 결코 자기복제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 슬픔으로 가득 찼던 시절과 창작에 대한 열정에 사로잡힌 시절에 만든 앨범이 같을 수 없다. [Morning Phase]에서 벡이 영향 받은 버즈나 크로스비 스틸스 앤 내시, 그램 파슨스 또는 닐 영의 음악적 전통을 떠올릴 수 있다면 [Morning Phase]의 음악적 정수를 찾아낸 셈이다. 아니면, 깊이 있는 포크의 서정 미학을 추구한 닉 드레이크의 음악 세계를 발견했을지도 모르겠다. 어느 쪽이 되었건, [Morning Phase]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앨범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한경석)

5. Lana Del Rey – Ultraviolence
lana-del-rey-1403216007라나 델 레이의 지난 앨범 [Born To Die]에 관한 평가는 해외에서도 ‘극과 극’이었다. 아마 싱어이자 송라이터인 그녀가 음반을 통해 고전적 팜므파탈 발라드들로 구축한 캐릭터가 과연 진실한 것인지에 대해 각자 기준을 가지고 판단한 결과였다. 그러나 이 앨범을 통해 더 이상 그런 논쟁은 무의미해져버렸다. 설령 음악 속 그녀가 진짜 그녀의 자아가 아니라 해도 이미 훌륭한 ‘음악 배우’임을 이 음반으로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울함과 퇴폐미가 흐르는 발라드 ‘Cruel World’, 마돈나보다 섹시하게 몽환적으로 속삭이는 보컬이 멋진 ‘Ultraviolence’ 등 앨범의 모든 곡에서 우리는 라나 델 레이의 탐미적 음울함의 유혹에서 헤어나기 어렵다.(김성환)

6. Manic Street Preachers – Futurology
mspALBUM몽환적인 느낌마저 줄 정도로 나른하고 가라앉은 사운드를 선보였던 전작 [Rewind The Film](2013) 이후 1년여 만에 발표한 [Futurology]에서 매닉스는 신서사이저와 키보드, 그리고 전자음악 리듬 패턴을 적극 활용하면서 강렬하고 차가운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거기에 여전히 호쾌함을 내뿜는 제임스 딘 브랫필드의 목소리가 결합되면서 이들은 지금까지 별로 들려준 적 없던 감성의 음악을 선보인다. 다소 낯설지만 신선한 사운드를 담은 이 앨범은 데뷔 20년이 넘었는데도 일부러 쉬운 길이 아닌 가시밭길을 걸어가는 매닉 스트릿 프리처스의 ‘삐딱함’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작품이다 (이규탁)

7. Kasabian – [48:13]
Kasabian_48_playback_sleeve_600대중은 장르간 교차를 흥미롭게 받아들이면서도 한 아티스트를 하나의 장르로 규정하고 싶어 하는 경향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영국 밴드 카사비안의 수장인 세르지오 피조르노(Sergio Pizzorno)는 자신의 음악이 가진 주요 3요소로 1960년대 기타 음악과 전자음악, 그리고 힙합을 꼽았지만, 카사비안 역시 하나의 록 밴드로 분류되곤 했다. 결국 카사비안의 네 번째 앨범을 통해 세르지오는 주위에서 암묵적으로 강요한 음악적 경계를 무참히 짓밟아 버렸다. 사이키델릭 록과 일렉트로닉 록을 고루 주무르는 동시에 클러버들을 전율케 할 만한 댄스 트랙 ‘Eez-eh’과 힙합 아티스트와 함께 만든 ‘Glass’까지 선보였다. 러닝타임을 앨범 제목으로 선정하는 당당함도 드러냈다. 카사비안의 그런 고집과 파격을 팬들은 마음껏 즐겼다. 이제 웬만해선 그 무엇도 이들을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김두완)

8. Pharrell Williams – Girl
pharrell_girl_album_cover_a_s잘나가는 프로듀서 퍼렐 윌리엄스는 여성의 위대함에 관해 이야기한 이 앨범으로 세계적인 팝스타가 되었다.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앨범을 완성해나간 퍼렐은 게스트 비중을 줄이고, 보컬에 주력했다. 2014년 최고 히트곡으로 미국에서 10주간 1위 자리를 지킨 ‘Happy’의 인기는 신드롬에 가까웠다. 자꾸 흥얼거리게 되는 멜로디는 미국을 넘어 세계를 매료시켰다. 1970년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사운드와 수려한 멜로디, 특유의 팔세토 창법을 앞세운 ‘Brand New’, ‘Hunter’, 자유분방함이 돋보이는 ‘Come Get It Bae’ 등 퍼렐의 다재다능함을 확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팝 앨범이다. (윤태호)

9. Foo Fighters – Sonic Highway
sonichighways아주 솔직히 말하면 [Sonic Highway]는 전작(이자 개인적으로 푸 파이터스 최고의 앨범이라고 생각하는) [Wasting Light](2011)만큼의 짜릿한 에너지와 강렬함은 없다. 그러나 푸 파이터스, 그리고 리더 데이브 그롤(Dave Grohl)은 3년 만에 발매된 정규 앨범인 본작을 통해 전작과 다른 화법과 말투로 듣는 이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지금처럼 ‘록이 죽어버린’ 시대가 아닌, 온 세상 사람들이 록음악에 열광하던 바로 그 시대의 감성을 재현하고자 하는 듯한 이들의 접근법은 어쩌면 ‘시대착오적’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들이 생각하는 진짜 록음악을 향한 이들의 굳은 의지는 충분히 감동적이다. (이규탁)

10.  Damon Alban – Everyday Robots 
bigpackshot소리의 여백이 많지만, 결코 공허하지 않다. 데이먼 알반의 첫 솔로 앨범은 블러나 고릴라즈였다면 불가능했을 미니멀한 사운드를 담아냈다.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의도적으로 힘을 뺀 데이먼의 보컬이 어우러진 차분한 음악들은 화려하지 않아도 빛난다. 매력적인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 능력도 여전히 탁월하다. 탄자니아에서 만난 작은 코끼리를 소재로 한 ‘Mr. Tembo’는 우쿨렐레와 성가대 합창으로 생동감을 더하며, 뱃 포 래쉬스(Bat For Lashes)가 피처링한 ‘The Selfish Giant’는 아늑하고 아름답다. 거장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의 참여도 큰 힘이 되었다. 데이먼은 ‘지극히 개인적인’ 솔로 앨범을 통해 기대 이상의 음악적 성과를 보여줬다. (윤태호)

2014년 M.E 필자 선정 Foreign Pop Albums Best 20 (Part 1) (20위~11위)

20. Taylor Swift – 1989
photo기본적으로 장르란 음악적 이해와 구분을 위한 척도가 되지만, 때로는 정조와 배신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올해 테일러 스위프트가 컨트리팝을 ‘버렸을’ 때, 진지한 감상에 앞서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기존에 고수해 오던 스타일을 버리고 시류에 편향했다는 비판 어린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시류에 편향한다고 해서 무조건 형편 없는 음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성공을 보장받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변신 역시 가수에겐 엄청난 위험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걸 알고도 테일러는 나름대로 대담한 변신을 감행했다. 그의 다섯 번째 정규작 [1989]는 전형적인 팝 앨범이다. 테일러가 맥스 마틴(Max Martin), 셸백(Shellback), 라이언 테더(Ryan Tedder) 등 히트 전문가를 대동해 만든, 정말 ‘잘 들리는’ 신스팝 앨범이다. 테일러의 설득력 있는 목소리와 과하지 않은 음악 덕에 뻔한다는 느낌보다 매끄러운 느낌이 강하다. 2014년에 나온 수많은 작품 가운데 대중성의 미덕을 이만큼 정확하게 포착한 앨범이 또 있을까? 지금까지 나타난 압도적인 판매량이 결과물의 무던한 성격과 무시 못할 품질을 대변한다. (김두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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