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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ney Houston – Live: Her Greatest Performances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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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라는 시기에 너무나 화제의 신작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녀가 우리의 곁을 떠난 지 너무 오래 된 것인가? 휘트니 휴스턴의 생전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라이브 앨범이 발매되었는데도 세상은 참 조용히 넘어간 것 같다. 그러나 이 앨범의 가치는 꽤 중요하다. 방금 언급했듯 그녀는 생전에 한 번도 정식 라이브 앨범을 발표한 적이 없다. 극강의 라이브 가창력을 자랑하던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에도, 그리고 손상된 목소리로 우리를 안타깝게 했던 2000년대 이후에도. 앨범 발매 때마다 분명히 투어를 했음에도 그녀의 라이브 중 영상으로라도 발매되었던 것은 3집 발표 후 걸프 전 참전용사들을 위해 가졌던 콘서트를 담은 실황 [Welcome Home Heroes with Whitney Houston: Live in Concert] 밖에 없었다. 그러니 이 라이브 앨범이 그녀를 아끼는 팬들에게나 대중에게는 분명 의미있고 소중한 기록임이 틀림없지 않겠는가.

특히 이 앨범의 가치는 특정 시대의 한 두 가지 라이브 실황 소스가 아니라 그녀가 처음으로 공적으로 TV 카메라 앞에 서서 노래했던 1983년 ‘The Merry Griffin Show’에서 뮤지컬 ‘The Wiz’의 사운드트랙 ‘Home’을 열창했던 실황부터 2009년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노래했던 ‘I Didn’t Know My Own Strength’까지 그녀가 생전에 가졌던 라이브 무대들을 연대기순으로 정리했다는 점에 있다. 물론 1980년대부터 그녀의 골수 팬이었다면 여기 담긴 라이브 실황들을 한 번쯤은 챙겨봤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다양한 라이브 음원들을 한 장의 음반과 DVD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는 건 그들에게조차 아름다운 순간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전체적으로 실황들은 그녀가 전성기 때에 얼마나 라이브에서 최강의 컨디션을 보여줘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녀는 대체로 스튜디오 버전에 완벽하게 충실하게 부르기보다 소울 보컬리스트들의 전통에 걸맞게 다양한 애드립을 섞고, 순간의 감정에 충실하게 음정과 박자를 넘나들기에, 이 라이브들은 분명 스튜디오 버전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그녀 보컬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비록 1987년 브릿 어워드 실황을 담은 ‘How Will I Know’에서는 MR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그녀를 만나게 되지만, 나머지 음원들은 모두 철저히 라이브 밴드의 반주에 맞춰 그녀는 노래함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라이브 앨범을 들으면 들을 수록, 그녀와 함께 했던 1980년대, 1990년대가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우리는 정말 세계 최고의 디바 한 명을 잃었는데, 또 세월은 그렇게 무심하게 흘러간다. 이렇게라도 그 추억을 붙들 수 있는 매개가 우리 곁에 나왔다는 것 자체로도 이 앨범은 충분한 의미가 있는 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