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M.E 필자 선정 Foreign Pop Albums Best 20 (Part 1) (20위~11위)

20. Taylor Swift – 1989
photo기본적으로 장르란 음악적 이해와 구분을 위한 척도가 되지만, 때로는 정조와 배신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올해 테일러 스위프트가 컨트리팝을 ‘버렸을’ 때, 진지한 감상에 앞서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기존에 고수해 오던 스타일을 버리고 시류에 편향했다는 비판 어린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시류에 편향한다고 해서 무조건 형편 없는 음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성공을 보장받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변신 역시 가수에겐 엄청난 위험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걸 알고도 테일러는 나름대로 대담한 변신을 감행했다. 그의 다섯 번째 정규작 [1989]는 전형적인 팝 앨범이다. 테일러가 맥스 마틴(Max Martin), 셸백(Shellback), 라이언 테더(Ryan Tedder) 등 히트 전문가를 대동해 만든, 정말 ‘잘 들리는’ 신스팝 앨범이다. 테일러의 설득력 있는 목소리와 과하지 않은 음악 덕에 뻔한다는 느낌보다 매끄러운 느낌이 강하다. 2014년에 나온 수많은 작품 가운데 대중성의 미덕을 이만큼 정확하게 포착한 앨범이 또 있을까? 지금까지 나타난 압도적인 판매량이 결과물의 무던한 성격과 무시 못할 품질을 대변한다. (김두완)

19. Jenny Lewis – The Voyager
Jenny-Lewis-The-Voyager1록음악을 한다고 해서 꼭 거칠고 강렬한 느낌을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더불어 ‘록음악을 하는 여성’이라고 해서 꼭 남성적인 색채 가득한 감성을 전면에 내세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여성성을 강조한다고 해서 꼭 아름다운 외모나 섹시미, 혹은 귀여움으로 무장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제니 루이스의 [The Voyager]는 록음악에 여성성을 담아내는 모범적인 방식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으로 단순명료한 록 사운드에 여성스러운 목소리, 그리고 담담하게 일상과 바깥세계를 담아내는 가사를 통해 듣는 이들을 사로잡는다. 앨범으로서의 구성도, 싱글로서의 곡 하나하나도 모두 뛰어난 좋은 작품이다. (이규탁)

18. St. Vincent – St. Vincent
st_vincent_2014_album-500x500여성 싱어송라이터 세인트 빈센트가 가진 아티스트로서의 장점은 자신이 기타를 비롯한 다양한 악기들을 직접 연주하는 원 맨 밴드를 지향하는 것과 동시에 일렉트로닉 사운드부터 노이즈 록까지 다양한 장르를 모두 자신의 음악 속에 투영해 낸다는 점일 것이다. 그녀의 음악이 대중적 반향의 가능성을 처음 열었던 [Strange Mercy](2011)과 토킹 헤즈(Talking Head)의 수뇌였던 데이빗 번(David Byrne)과의 놀라운 공동작품 [Love This Giant](2012)이후 2년 만에 내놓은 이 앨범을 통해 대중과 좀 더 친밀할 수 있는 멜로디 라인을 포함해 더욱 능숙하고 매끈한 결과물을 완성해냈다. 1980년대식 뉴웨이브 사운드와 일렉트로닉 노이즈가 감각적으로 뒤섞인 ‘Birth In Reverse’와 ‘Digital Witness’ 등 전편에서 국경을 뛰어넘어 모든 대중에게 어필할 충실한 ‘아트 팝’과 ‘팝송’의 매력을 고루 갖춘 앨범이다. (김성환)

17. Pink Floyd – The Endless River
PFFull무려 20년 만에 공개된 핑크 플로이드의 새 앨범은 6년 전 세상을 떠난 릭 라이트에게 헌정되었다. 데이빗 길모어와 닉 메이슨은 1994년 발표한 [The Division Bell] 세션 중 릭과 함께 연주한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파트를 추가하여 누구도 예상치 못한 21세기 핑크 플로이드 앨범을 탄생시켰다. 닉은 과거 세션을 다시 들으면서 릭이 얼마나 특별한 연주자였는지를 새삼 알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4개의 파트로 구성된 [The Endless River]는 서정적이고 드라마틱한 사운드를 전개하는 연주 중심의 앨범으로 밴드와 함께 나이를 먹은 오랜 팬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유일하게 보컬이 삽입된 장엄한 엔딩 트랙 ‘Louder Than Words’는 앨범 전체를 집약한 메시지와 함께 밴드의 50년 여정을 마무리한다. 평단의 미지근한 반응은 의식하지 않아도 좋을 아름답고 감동적인 피날레다. (윤태호)

16. U2 – Songs of Innocence
U2_Songs_of_InnocenceU2의 새 앨범은 그 ‘공개 방식’ 때문인지는 몰라도 꽤 동료 뮤지션들에게 차가운 대접을 받고 있다. 라디오헤드처럼 대중에게 가격을 직법 평가받아도 될 밴드가 굳이 애플에게 거금을 받고 이 음원들을 풀었다는 것에 대한 ‘괘씸죄’가 현재 꽤 작용하는 것 같다. 나 역시 그런 이들에 행적에 칭찬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그런 그들의 ‘얍실한’ 홍보 방식에 대한 논란을 걷어낸다면, 이 앨범에 담긴 음악들은 그들의 지난 25년의 경력에 결코 부끄럽지 않을 앨범이자 오히려 사운드 면에서는 꽤 ‘젊어진’ 작품이다. 뉴욕 펑크의 대부 조이 레몬을 트리뷰트하는 첫 곡 ‘The Miracle (Of Joey Ramone)’도 그렇지만, ‘California (There Is No End To Love)’ 등에서 들려오는 멤버들의 연주와 보노의 보컬은 정말 타이트하고 강해졌다. 음악을 그 외적인 요소와 배경을 걷어내고 그 자체로만 평가하자면 오랜만에 듣는 흥겹고 스트레이트한 U2의 앨범, [War]나 [The Unforgettable Fire]의 패기를 회복한 앨범이라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김성환)

15. Tom Petty & the Heartbreakers – Hypnotic Eye
다운로드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30여년을 변함없이 미국적 루츠와 개러지, 컨트리까지 결합된 하트랜드 록을 선사해왔던 톰 페티 앤 더 하트브레이커스의 14번째 정규 앨범. 2000년대 초-중반의 톰의 활동이 밴드가 가진 초창기의 로킹한 에너지를 그리워하게 만들었다면, [Mojo](2010)를 기점으로 다시금 그 에너지를 회복하기 시작한 이후 이번 앨범에서 그 에너지는 확실하게 부활했음을 보여준다. 앨범의 첫 트랙 ‘American Dream Plan B’는 1970년대식 하드 록/블루스 록의 에너지가 농밀하게 담겨있으며, 클래식 록 팬들이 충분히 감흥을 느낄만한 사운드다. 그리고 개러지 펑크적 요소도 머금은 ‘Fault Lines’, 확실한 후렴 멜로디 라인을 훅을 가진 블루지 하트랜드 록 ‘Red River’까지 톰 페티 음악의 핵심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곡들로 가득하다. (김성환)

14. Sia – 1000 Forms of Fear
sia-1000-forms-of-fear-album-cover-1402954560시아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그의 목소리다. 풍부한 성량과 허스키, 그리고 솔직한 창법이 어우러진 목소리는 감상자를 압도한다. 시아를 디바의 범주에 넣는다고 해서 딱히 토를 달 사람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시아를 목소리만 갖고 평가하는 것은 엄청난 우를 범하는 것이다. 시아는 훌륭한 가창력 못지 않게 뛰어난 작곡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아가 가진 음악적 아이디어와 목소리는 이래저래 평범한 사운드도 비범한 교향악처럼 만든다. 이번에 나온 그의 여섯 번째 앨범 [1000 Forms Of Fear]가 대표적인 증거물이다.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시아의 목소리에 방해가 되는 소리는 없다. 모두 시아에 의한, 시아를 위한 도구일 뿐이다. 물론 지난 앨범에 이어 프로듀서로 나선 그렉 커스틴(Greg Kurstin)의 감독 능력도 시아의 음악성만큼 눈 여겨볼 필요가 있다. 두 사람의 시너지는 눈부시다. (김두완)

13. Michael Jackson – Xscape
michael-jackson-xscape1983년부터 1999년 사이에 녹음한 곡 중 8곡이 실린 [Xscape]는 앞서 발매된 [Michael]보다 더 새롭게 다가온다. 1983년 폴 앵카와 함께 작업했던 ‘Love Never Felt So Good’은 아름다운 멜로디와 집중력이 돋보이는 곡으로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듀엣 버전이 영미(英美) 차트 10위권에 진입했다. 아메리카의 히트곡 ‘A Horse With No Name’을 완벽하게 재창조한 ‘A Place With No Name’은 마이클 잭슨의 상상력이 빛나는 걸작이다. 원작자인 아메리카 멤버들도 놀라게 한 이 곡은 스타게이트가 작업한 리믹스 버전보다 오리지널 버전이 훨씬 더 뛰어나다. [Bad] 앨범을 녹음했을 때 만든 ‘Loving You’는 절제된 보컬과 밝은 멜로디, 은은한 코러스의 조화가 매력적이며, 로드니 저킨스와 작업한 ‘Xscape’는 매우 새롭고, 강렬하다. 마이클이 최종적으로 오케이를 외친 노래들을 모은 앨범처럼 만들겠다는 목표에 100% 도달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팝의 황제가 남긴 훌륭한 곡들을 더 들을 기회가 있다는 사실은 작은 위안이 된다. 참고로 이 앨범은 새롭게 작업한 트랙에 오리지널 버전이 더해진 딜럭스 에디션을 무조건 추천한다. (윤태호)

12. Robert Plant – Lullaby and… The Ceaseless Roar
17427-lullaby-and-the-ceaseless-roar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완성한 이 앨범에서 로버트 플랜트는 직접 프로듀싱까지 맡는 열의를 드러냈다. 2005년 [Mighty ReArranger]를 함께 만든 밴드 멤버들과 다시 작업하게 된 것도 좋은 자극제가 되었다. 아프리카 리듬이 돋보이는 블루그래스 트랙 ‘Little Maggie’, 레드 제플린의 ‘Kashmir’가 연상된다는 평가를 받은 ‘Pocketful Of Golden’ 등의 이국적인 트랙들과 섬세하고 깊이 있는 보컬이 매력적인 ‘Rainbow’, ‘A Stolen Kiss’, 줄리 머피가 보컬로 참여한 ‘Embrace Another Fall’은 앨범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또한, 관록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젊은 감각을 지닌 ‘House Of Love’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버트 플랜트의 음악 여정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윤태호)

11. Leonard Cohen – Popular Problems
140819-cohen-popular-problems팔순이 되어서도 9곡의 신곡을 담은 정규 앨범을 내놓을 수 있는 레너드 코헨의 저력은 정말 놀랍다. 게다가 평소의 그의 전작 [Old Ideas]에 이어 2년만에 신작이 나왔다는 것도 1980년대 이후의 그의 행보를 생각하면 놀라운 속도다. 지난 앨범부터 선택한 공동작곡가 패트릭 레너드(Patrick Leonard)가 그의 노랫말 위에 함께 멜로디를 다듬고, 다양한 장르적 요소들을 그의 품위에 걸맞게 끌어오면서 곡들의 분위기는 전작보다 더 사운드 면에서도 역동감이 강화된 것도 특징이다. ‘Almost Like the Blues’의 긴장감 있는 재지함과 퍼커션 리듬이 담긴 곡부터 ‘Did I Ever Love You’에서의 경쾌한 여성 코러스가 컨트리풍의 어쿠스틱 기타와 정갈한 피아노 연주 속에서도 그는 40여년을 변함없이 그의 트레이드마크로 삼아온 낮은 톤의 목소리로 인생과 세상에 대한 사색과 지혜를 전하는 음유시인의 역할에 충실하다. 시간은 점점 그와 우리에게 불리하게 다가오지만, 그가 더 오래 우리 곁에서 지금만큼만 좋은 음악으로 함께 해주길 간절히 기원한다.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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