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 Noel Gallagher & His Collaborations

짙은 눈썹 속에 ‘고집’이란 두 글자를 감춰놓은 것 같은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는 오아시스(Oasis)와 솔로 활동에 집중했을 것 같지만, 꽤 많은 뮤지션과 콜라보레이션을 했다. 특히 절친한 폴 웰러(Paul Weller)와는 공연장, 그리고 스튜디오에서 꽤 자주 호흡을 맞췄다. 당장 듀엣 앨범을 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오아시스 인기와 갤러거 형제의 싸움이 태양처럼 뜨거웠던 1995년, 노엘은 영국에서만 120만장이 판매된 폴 웰러 최고의 히트작 「Stanley Road」에 실린 <I Walk On Gilded Splinters>에서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했다. 그로부터 7년 뒤인 2002년에는 「Illumination」 앨범에 실린 <One X One>에서 드럼과 퍼커션, 베이스를 연주했고, 어쿠스틱 기타는 오아시스 동료인 겜 아처(Gem Archer)가 맡았다. 그리고 2008년에는 「22 Dreams」 앨범에 실린 <Echoes Round The Sun>에서 건반 악기마저 섭렵하며 거의 모든 악기를 연주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노엘은 폴 웰러와의 작업을 통해 만능 연주자로서의 재능을 뽐냈고, 형제만 아니라면 누구와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노엘은 1996년 벡(Beck)의 걸작 「Odelay」에 실린 <Devil’s Haircut>의 리믹스를 맡았고, 그 리믹스 버전은 싱글 B-Side로 공개되었다. 또한 레몬헤즈(The Lemonheads)의 에반 단도(Evan Dando)와도 합작하여 <Purple Parallelogram>란 짧은 곡을 완성했지만, 앨범에는 실리지 않았다. 가장 큰 성과는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와의 작업으로 노엘이 보컬을 맡은 <Setting Sun>이 크게 히트했고, “한 곡 더”를 외친 노엘은 1999년 케미컬 브라더스의 3집 「Surrender」에 실린 <Let Forever Be>에서 다시 보컬을 맡았다. 파티에서 데모를 건네받은 노엘이 다음날 바로 전화하여 “내가 팝송을 써주겠다”고 얘기한 후문이 있는 이 곡도 영국 차트 Top 10에 올랐다.

1998년은 노엘에게 별로 유쾌한 해가 아니었지만, 존경하는 스톤 로지스(The Stone Roses)의 이안 브라운(Ian Brown)이 발표한 솔로 1집 「Unfinished Monkey Business」에 실린 <Corpses In Their Mouths>에 백 보컬로 참여했다. 같은 해에 영화배우이자 DJ인 골디(Goldie)가 발표한 <Temper Temper>라는 곡에서 기타를 연주한 것은 꽤 실험적이었다. 그리고 2004년, 노엘은 이안 브라운의 4집 「Solarized」에 실린 <Keep What Ya Got>에서 리드기타를 맡으며 변함없는 우정을 과시했다. 「The X Files: Fight The Future」 사운드트랙에 실렸던 노엘의 연주곡 <Teotihuacan>을 재작업해 완성한 곡이라 더 특별했고, 영국 차트 Top 20에 올랐다.

노엘의 콜라보레이션 영역은 꽤 다양했으며 자신이 존경하는 뮤지션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영국 리버풀 출신 밴드 스탠즈(The Stands)의 데뷔작 「All Years Leaving」(2004)에 실린 <Some Weekend Night>에서 기타를 연주하기도 했고, 비교적 최근인 2011년에는 악틱 몽키즈(Arctic Monkeys)의 알렉스 터너(Alex Turner)와 라스트 섀도우 퍼펫츠(The Last Shadow Puppets)란 프로젝트 밴드를 결성했던 마일스 케인(Miles Kane)의 솔로 앨범 「Colour Of The Trap」에 참여했다. 노엘은 <My Fantasy>라는 곡에서 백 보컬을 맡았고, 사운드는 기대 이상으로 매력적이다. 그리고 노엘의 이런 대외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돌발 퀴즈 하나.

Q. 노엘 갤러거가 절대 콜라보레이션을 하지 않을 것 같은 인물(그룹)은?
① 데이먼 알반 ② 원 디렉션 ③ 웨인 루니 ④ 리암 갤러거

Collaboration Top 3

The Chemical Brothers – Setting Sun (1996)

chemical<Setting Sun>은 케미컬 브라더스의 2집 「Dig Your Own Hole」(1997) 발매에 앞서 공개된 싱글로 노엘이 보컬을 맡았고, 케미컬 브라더스 최초의 영국 1위곡이 됐다. 글래스톤베리에서 케미컬 브라더스를 만난 노엘은 그들의 사운드에 반해 자신도 보컬 피처링을 할 수 있는지 먼저 물어봤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Proud Mary – The Same Old Blues (2001)
proudmary영국 밴드 프라우드 메리(Proud Mary)의 데뷔작인 「The Same Old Blues」의 프로듀서를 맡은 노엘은 베이스와 기타, 퍼커션은 물론 보컬까지 참여했고, 오아시스의 겜 아처와 앤디 벨(Andy Bell)도 조언자겸 기타리스트로 참여했다. 빈티지한 사운드를 지향한 이 앨범은 영국 인디 차트 9위에 올랐다.

Paul Weller – Echoes Round The Sun (2008)
weller22<Echoes Round The Sun>은 여러 매체의 극찬을 받은 앨범 「22 Dreams」에 실린 곡으로 노엘은 베이스와 피아노, 멜로트론, 오르간을 연주했다. 함께 참여한 겜 아처는 기타와 멜로트론을 맡았다. 특히 이 곡은 폴과 노엘이 함께 완성해 더욱 의미가 깊다.

(글: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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